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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세우다' 눈물·감동 속 5·18 기념식 엄수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오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넋을 위로하기 위한 38번째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열흘간의 항쟁을 감동으로 승화시켰다.

행방불명자 사연을 담은 추모 공연과 1980년 당시 가두방송, 정치권의 진실 규명 의지는 광주의 슬픔을 찬란함으로 치유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기념식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5·18 미완의 진실 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를 주제로 열린 이 날 기념식에는 이 총리를 비롯한 각계대표와 5·18 유공자·유족·일반 시민·학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의 진행은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제작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김꽃비와 김채희 씨가 맡았다.

빗줄기 속 50여 분 간 치러진 기념식은 추모공연과 헌화 분향·경과보고를 시작으로 국민의례·기념사·기념공연·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이어졌다.

◇ "진실의 심판 피하지 못할 것'

이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국방부가 진실의 왜곡을 주도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며 "앞으로 사실이 규명되고, 책임도 가려질 것이다. 과거 정부의 범죄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 진실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 5월17일 밤 비상계엄 전국 확대로 신군부는 정권탈취의 야욕을 노골화했다"며 "광주는 정면으로 맞섰다. 신군부는 군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그래도 광주는 그들에게 무릎 꿇지 않았다. 그것이 광주이다"고 말했다.

또 "광주는 역사를 외면하지 않았다. 역사를 우회하지 않았다. 역사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광주는 언제나 역사를 마주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기념사 도중 눈시울이 붉어지며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 "아들은 아직도 대답이 없다"

추모공연에는 5·18 당시 시민참여 독려를 위해 거리방송에 나섰던 전옥주(본명 전춘심) 씨가 출연,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특히 올해 기념식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이창현(당시 8세) 군과 38년 동안 아들 이 군을 찾아다닌 아버지의 사연을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에 접목한 '시네라마' 공연이 펼쳐졌다.

1980년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이 군은 광주 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진 5월19일 집을 나섰다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견되지 않았으며, 결국 1994년도에 5·18 행방불명자로 등록됐다.

'시네라마'에는 실제 사연의 주인공인 이창현 군의 아버지 이귀복 씨가 출연, "아들은 아직도 대답이 없다"며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애끓는 이 씨의 사연에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 특별한 인연 이방인들

기념식에는 오월 광주와 인연이 깊은 외국인들도 참석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5·18의 진실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고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고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바라 피터슨과 2018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난다나 마나퉁가 신부 등이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로 민주화운동 현장을 영상에 담아 5·18을 전 세계에 알린 주인공이다.

5·18의 실상을 알린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는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이자 의사로 활동했다. "광주에 가고 싶다.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말을 남긴 고인의 말에 따라 광주 양림 선교동산 묘원에 일부 유골이 안장됐다.

기념식 막바지에 추모 단상에 선 마사 헌트리(76) 여사는 오른손으로 비 내리는 하늘을 가리키며 "38년 전 슬픔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본 광주는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함 자체였다. 그러나 광주시민의 인간애는 너무나도 뜨거웠다. 당시 헌혈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말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또 "당신이 그렇게도 사랑했던 광주는 정의의 다른 이름이 됐다. 당신 말이 맞았다"며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난다나 마나퉁가는 스리랑카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편에서 투쟁, 2018광주인권상을 수상했다.

◇ 영화 '택시운전사' 재회

이한열 열사 등의 묘역이 있는 5·18 옛 묘역(망월묘역)에도 이낙연 총리를 비롯한 각 정당 정치인·노동단체·시민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영화 '택시운전사'로 널리 알려진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김사복 씨의 아들 김승필 씨가 함께 힌츠페터의 추모석을 찾기도 했다.

힌츠페터 기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광주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5·18을 전세계에 알렸다.

◇ 김성태 대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기념식에 참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18 특별법으로 5·18 진실이 완전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창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35년간 불렀다"면서 "5·18 이후 계속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한시도 안 부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여·야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지방선거 입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배포한 기념식 안내문에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18일 광주에서 신군부 세력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해 일어난 시민봉기로, 5·18은 깨어 있는 민중들이 민주사회 발전의 원동력임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기록했다.

또 '나아가 불의의 독재를 거부하는 민주화운동이 합법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시켰으며, 한국 현대사의 민주주의 발전사에 있어 불멸의 금자탑을 세운 민권투쟁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정의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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