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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들, 아베·김영남 대화에 관심…아베 '퍼포먼스'란 시각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 리셉션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에게 먼저 다가가 5분 정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화 내용과 배경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날 NHK가 아베 총리와 김 위원장의 만남을 속보로 전하는 등 일본 언론들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다. 아베 총리는 개막식 후 기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기존의 우리 생각을 전했다"고만 말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함께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반응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아베 총리는 대답없이 자리를 떠 궁금증이 증폭됐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TV는 지난 11일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있어서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의 말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의례적인 답만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일본 언론들이 아베 총리와 김 위원장의 대화 내용에 촉각을 세우는 것은 지난 7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장관이 아베 총리의 방한 일정과 관련해 "북한과 회담할 예정이 없다"고 밝히는 등 일본 정부가 북한 측 인사와의 회담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방한 전 일본에 들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올림픽 이후 대북 압력을 최고조로 높이겠다고 예고하는 등 미국의 대북 강경 행보에 보조를 맞췄다. 지난 7일 미일 회담 후 아베 총리는 펜스 부통령과 함께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의사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 한 의미있는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데 미일간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도쿄에서 대북 압력 미일 공조를 재확인한 뒤 평창올림픽에 온 두 사람의 행보는 조금 차이가 났다.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지 않으려고 만찬장 입장 후 5분 만에 자리를 떴지만, 아베 총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을 뿐만 아니라 같은 테이블에 앉은 김 위원장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례적인 아베 총리의 행동은 미국의 대북 강경 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외교 정치적 고민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북한과 대화 창구를 열어놔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김 위원장에게 북핵문제도 언급했겠지만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에 중점을 둬서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는 아베 총리의 외교적 퍼포먼스라는 평가도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등 북풍을 앞세워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대북 압력 행보에 보조를 맞추면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의 길은 더 멀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사실상 김여정보다도 영향력이 낮은 김 위원장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한 것은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물론 일본 국민들에게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다.

요코타 메구미(横田めぐみ) 어머니 사키에 여사는 메구미가 북한에 납치된지 40년이 되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열심히 지혜를 내서 노력한다고 믿고 있지만 몇십년이 지나도 귀국이 이뤄지지 않아 (정부를) 믿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납북피해자)가족들 사이에 있다"며 정부의 대응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호소했다.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아직 납북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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