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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만난 풍경&사람] 곧 사라지는 3500개의 동굴

하산케이프는 티그리스 강 상류의 고대도시다.
실크로드를 오가는 대상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곳이었고,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고 일컬어지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이곳 하류에 댐을 세우고 있다.
댐이 완성되면 100km 반경, 인류의 시원(始原)이 물속에 잠긴다.

물에 잠기는 이곳의 유적들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3500개에 달하는 동굴이다.
아득한 옛날부터 거주자를 강제로 이주시키기 전인 10~20년 전까지도 그 동굴에서 밥을 먹고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키웠다.
그 동굴들이 모두 수장된다.
여명의 시간에 산에 올라 동굴들 중 하나에 들어가 등을 대고 앉았다.
티그리스 강에서 안개가 피어오르고 양떼를 앞세운 목동이 천천히 초원을 향해 걷고 있었다.

나는 수첩을 꺼내 이렇게 적었다.
“저 목동, 안개 속은 걸어도 물속은 걸어갈 수 없겠지.”
하필 이 파괴의 시대의 태어난 게 아프고 부끄럽다.

사강  sagang@mediaso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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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 / 여행작가 sagang@mediasoom.co.kr
자작나무 타오르는 소리처럼 이 가을 자작!자작! 그렇게 따듯하고 환하게 당신 마음과 영혼을 위로해 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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