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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공동 운명체입니다

아내가 재첩국을 만들어 먹으면서, 묵을 먹으면서, 무생채를 먹으면서 말합니다.
돌아가신 친정아버님이 좋아하셨다고요.
저도 미역국을 먹으면 아버님이 떠오릅니다.
구운 꽁치를 먹으면 외할아버지가 떠오르고, 상추 겉절이에 밥을 비비면 어머님이 떠오릅니다.
김이나 누룽지를 보면 떨어지기 전에 하나라도 더 먹으려고 눈치 보던 동생들이 떠오릅니다.

요즘 저는 민예품, 골동품에 푹 빠져 있습니다.
초롱불을 보면서 마중 나오시던 외할머니를 떠올리고, 이발 기계를 보면서 동네 사람들 머리 깎아주시던 수염 긴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앉은뱅이책상을 보면서 어머니를 만납니다.
중학교 들어갈 때 목공소에 가서 처음 책상을 사주시던 젊은 어머니를.
먹는 음식에서, 사용하는 물건 속에서 가족은 이렇게 이미 한 운명입니다.
떼려야 뗄 수가 없습니다.
이런저런 모습이 녹아 있습니다.
이것이 거의 평생을 갑니다.

잘나가던 아버지의 사업이 하루아침에 망하게 됩니다.
온 식구가 지하방으로 이사를 합니다.
어머님이 일을 나가시더니 어느 날부터는 들어오시지 않습니다.
중학교 1학년생 딸이 밥을 짓고, 동생들 옷을 빨고, 시장을 보고, 주부가 됩니다.
가족 중의 하나가 어떻게 되느냐가 바로 나의 삶이 됩니다.
가족은 이렇게 이미 하나의 운명입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서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됩니다.
삼촌이 되고 고모가 되고 이모가 됩니다.
할아버지가 되고 할머니가 됩니다.
형이 되고 누나가 되고 언니가 됩니다.
가족은 이렇게 이미 한 운명입니다.

가족은 이렇게 여러 면에서 아주 밀접하게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족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아픔도 기쁨도 행복도 불행도
서로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공동 운명체입니다.

부모가 낳아주고 부모의 도움으로 자랍니다.
부모가 늙으시면 부모를 봉양하고
마침내는 자식이 부모를 거두게 됩니다.
가족은 이렇게 이미 한 공동 운명체입니다.

이렇게 공동 운명을 지고 가는 것이 가족입니다.
작게는 한 가족입니다.
조금 크게는 회사도 가족입니다.
더 크게는 사회도, 나라도 가족입니다.
더 크게는 지구 가족, 우주 가족입니다.
나무도 내 가족이고, 바람도 내 가족이고, 해도 내 가족이고,
달도 별도 내 가족입니다.
바다도 내 가족이고, 땅도 내 가족이고, 풀도 내 가족이고,
물고기도 동물도 내 가족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렇게 한 가족입니다.

가족은 공동 운명체입니다.


글쓴이
조양 장길섭(사단법인 삶을 예술로 가꾸는 사람들 대표)

장길섭  editor@mediaso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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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섭 editor@mediasoom.co.kr
프로필 : 삶을예술로가꾸는사람들(대표), 레드스쿨(교장)
경력 : 2010~ 레드스쿨 교장
1997~ 삶을예술로가꾸는사람들 대표
1992.05 하비람영성수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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